밝은 색의 털을 지닌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같이 사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열심히 청소를 했지만,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면 내 옷에 하얀 털들이 묻어 있는 경험을요. 시중에 파는 청소용 테이프는 대부분 접착면이 밝은 색이여서, 청소가 잘 된건지 아닌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3M 직원이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 꼭 청소가 어려워야 할까? 내가 직접 제품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보통 6년차 직원은 회사 내에서 대리급으로, 열심히 시키는 일을 처리하기도 바쁩니다. 하지만 한국3M 소비자사업본부 생활용품사업팀 이구민 대리는 달랐습니다. 평소에 가지고 있던 호기심을 직접 제품으로 기획해 보기로 한 것이죠.
그래서 이구민 대리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펫 전용 클린컷 테이프클리너”를 만들게 된건지에 대해서요.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3년부터 한국3M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구민입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제 업무는 영업이였습니다. 수도권과 경상권 대리점을 담당하며, 3M의 생활용품 및 신슐레이터 제품을 관리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말부터 현재까지는 스카치브라이트, 후레쉬, 테이프 클리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생활용품사업팀의 마케팅 담당으로 보직 변경을 했습니다.
5년 가까이 영업업무를 하면서, 마케팅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던 적이 있었고, 반대로 영업에서의 애로사항을 내가 마케터가 되어서 풀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던 차에, 기회가 되어 마케팅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Q. 펫 전용 테이프 클리너는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된건가요?
2018년 10월, ‘클린컷 테이프클리너’를 출시했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소비자층의 평가를 듣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죠. 그런데, 그중 애견인/애묘인들이 “클린컷 제품이 먼지와 머리카락 청소에는 정말 좋은데, 강아지(고양이) 털은 밝아서 청소가 잘 되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펫 전용으로 개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Q. 하지만 이미 이런 제품은 시중에 많지 않나요?
테이프 클리너 제품은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펫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일반 청소용 제품의 리패키징에 불과했습니다.
Q. 일반 청소용 제품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요?
작년 10월 런칭한 신제품 ‘클린컷 테이프클리너’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층의 평가를 들어보고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중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들로부터 “클린컷 제품이 먼지와 머리카락 청소에는 정말 좋은데, 강아지(고양이) 털은 밝아서 청소가 잘 되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저희 제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테이프 클리너 제품은 접착면이 밝은 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 털이 테이프에 붙더라도, 육안으로 확인이 잘 안됐죠. 내가 청소를 제대로 한건지 아닌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그래서 제품 개발을 위해 먼저 조사를 해봤습니다. 국내에서 흔히 키우는 견종, 묘종은 대부분 밝은 털 색을 지닌 말티즈, 푸들, 시츄, 코리안숏헤어, 페르시안 등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의 검은 머리색과는 완전히 다른 색이였던 것이죠.
Q. 그럼 일반 청소용 제품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펫 전용 클린컷 테이프클리너는 기존 제품 대비 평균 30% 이상 강력한 점착력을 지녀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고 가는 반려동물들의 털 청소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명의 ‘클린컷’이라는 문구에도 드러나듯이 종이 재질이 아닌 필름 재질의 테이프로 제작되어 청소 후 테이프 커팅이 깔끔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짙은 회색 바탕색의 테이프에 하얀색으로 귀여운 동물 패턴을 인쇄하여, 밝은 털과 어두운 털 청소가 모두 수월하도록 제작하였습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여 핸들에는 부드러운 감각의 아이보리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소품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Q. 새로운 제품을 6년차 대리가 직접 기획하고, 출시까지 하는 건 아무리 외국계 기업이라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처음 기획을 준비할 때 회사내 임직원의 반응은 상반됐습니다. ‘펫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니 시도해볼 만하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좁은 타깃층이기 때문에 영업에 다소 무리가 있다’ 라는 두 가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 개발 이후 특장점과 마케팅 계획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을 때는 앞서 말씀드린 여러 셀링 포인트에 공감해 대부분 긍정적인 기대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 3M에서는 입사와 동시에 본인이 담당하게 된 업무의 A부터 Z까지를 스스로 맡아서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주어집니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물론 큰 편이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본인이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을 직접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독려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이 결과적으로 실패하더라도 용기를 북돋아 주는 분위기가 존재하고요.
그 덕분에 저도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까지 하게 됐습니다. 저의 단순한 아이디어가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실제 제품으로 실현되어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 열정과 아이디어가 들어간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전용 테이프클리너가 전국 1,000만 반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