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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집을 구하거나 새롭게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벽지입니다. 한국은 인테리어를 할 때 벽지를 많이 사용했죠. 하지만 요즘에는 페인트를 사용하는 가정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벽지를 뜯어내고 DIY로 페인트칠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고요. 집 인테리어를 바꾸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순간은 기대되고 신나지만, 막상 준비하는 과정에 들어가게 되면 점점 머리가 아파오죠.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고민도 많아집니다. 이런 과정을 보다 쉽게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이 나섰습니다. 그것도 매우 세밀한 미시 세계로의 탐구를 통해서요.

    페인트칠을 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되는 일은 바로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는 일입니다. 바닥이나 탈부착할 수 없는 집안의 장식물 등에 페인트가 묻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 마스킹 테이프가 전자적으로 중성인 원자나 분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으면서 음 또는 양 전하를 얻어 이온을 형성하는 과정을 일컫는 이온화와 관련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이온화는 마스킹 테이프에 부착된 접착제가 벽, 목재 바닥, 트림 및 베이스보드와 같은 다양한 표면에 페인트가 스며드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아주 깔끔한 페인트 라인을 만들 수 있게 되죠.

    이런 마스킹 테이프의 비결은 바로 테이프에 숨겨져 있는 다층 구조에 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 개발을 시작하다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3M 과학자 리즈 존슨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테이프의 5개의 층은 잘 유지되어야 합니다. 구워질 정도의 뜨거운 트럭 안이나, 알래스카의 얼어붙은 트럭 안과 같이 그 어떤 조건에서도 여전히 층이 유지되어야 하고, 잘 붙어야 합니다.”

    리즈와 함께 개발에 참여한 마푸자 알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매우 습한 환경과 극한의 온도 환경에서 이 테이프를 테스트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보다는 덜한 환경에서 사용하게 되긴 하겠지만요.”

    그리고 테이프는 접착의 미학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합니다. 롤 상태일 때 절대 스스로 떨어지지는 않으면서도, 사람 손으로 뗐을 땐 잘 떨어지게 되어야 하죠. 생각보다 정말 많은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핵심 층 - 감압 접착제

    리즈는 마푸자와 함께 접착 솔루션을 고안해냈을 때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마푸자와 저는 사무실에서 만났고, 아이디어가 넘쳐 났습니다. 그리고 그 협업의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그들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감압 접착체 (Pressure Sensitive Adhesive, PSA)를 만들어 냅니다. 마스킹 테이프에 감압 접착제 층을 넣게 되죠.

    접착력이 있는 폴리머층은 테이프가 표면에 부착되는 부분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테이프를 제거 했을 때는 쉽게 떼지죠. 강한 응집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표면에 접착제 찌꺼기를 전혀 남기지 않고 테이프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어떤 원리가 숨어있을까요?

    감압 접착제는 독특한 전하 특성을 지닌 폴리머로 만들어집니다. 그로 인해 폴리머가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물성을 가지고 있으며, 쉽게 합성할 수 있고, 수월하게 제품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감압 접착제의 폴리머에는 영구적인 양이온이 존재하며, 그로 인해 페인트와 같이 음의 전하를 띄는 물질의 이동을 막아줘 층을 안정화시킵니다.

    이 마스킹 테이프가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설계된 건 아니었습니다. 첫 버전은 테이프의 가장자리를 양이온화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개발팀은 좀 더 쉽게 생산하고 현장에서 다루기 쉽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즈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우리 팀은 접착물질에 직접 양 전하를 띄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추가적인 코팅을 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테이프를 만들기 위해서였죠. 결국, 테이프의 접착물질의 중추에 해당하는 부분에 양 전하를 고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테이프 생산 과정에서 양 전하가 없어지거나 하지 않고 유지됐습니다.”

      

    요리하듯 만드는 제조 과정

    접착제는 물을 담은 용기에서부터 만들어집니다. 모든 재료를 용기에 넣고,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가열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보통의 접착제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독성 화학물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리즈는 제조 과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런 제조 과정은 요리를 생각나게 합니다. 요리를 할 때 용기를 낸 후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맛과 재료를 시도해보는 것이죠.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일 수는 있지만, 한번 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하면서요.”

    제품 개발팀은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화학 물질을 만들어 작은 용기 안에서 테스트를 하고 각각의 화학 물질로 샘플을 코팅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혹은 어떻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라고 리즈는 말합니다.

    IR 램프는 유화제를 섞은 혼합물을 가열해 화학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이로 인해 모너머(Monomer)는 폴리머(Polymer)로 변화하게 됩니다. (mono: 하나, poly 여러 개)

      

    다층 구조

    제품 개발팀은 테이프 내에 층을 추가로 만들기 위해 다른 3M 팀과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프라이머 층은 감압 접착제 층과 테이프의 배킹(backing) 사이에 놓이게 됩니다. 리즈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감압 접착체 층은 종이 배킹(paper backing)층 안쪽으로 배치합니다. 그래야 벽에서 테이프를 떼어냈을 때 접착흔적이 묻어있지 않게 되죠. 그래서 감압 접착제는 벽이나 다른 재질에 붙어있는 힘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배킹에 붙어있어야 합니다.”

    또 다른 층으로는 배리어 코팅 층이 있습니다. 페이퍼 배킹 바깥쪽으로 코팅 층이 존재함으로써, 페인트 작업을 하는 도중에 페인트나 다른 액체가 테이프 안쪽으로 투과되지 않게 하기 위한 층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접착성 백사이즈(Low Adhesion Backsize, LAB) 층이 가장 바깥면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테이프가 롤 상태로 있을 때 테이프끼리 서로 너무 강하게 붙어버리는 걸 방지합니다. 테이프는 롤 형태로 유지가 되어야 하므로, LAB 층이 감압 접착제 층에 붙어 있어야 하는 동시에, 롤에서 테이프를 때어내기 쉬울 정도로 너무 붙어버리면 안되는 것이죠. 이 두 층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하는 건 매우 섬세한 작업입니다. 다양한 기온에서도 똑같은 균형을 이뤄야 하고요.

    리즈와 마푸자는 용기 내에서 화학물질을 조합한 결과물이 대단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큰 감격을 느꼈습니다.

    마푸자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었을 때 느꼈던 만족감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시작 단계에선 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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