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붙이는 윈도우 필름은 보통 불투명한 필름을 붙여 공간을 분리하거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다이크로익 윈도우 필름(dichroic window film)은 조금 특별합니다. 빛이 필름을 통과하는 순간, 마치 카멜레온처럼 각기 다른 색으로 투과되기 때문이죠.
3M 만의 특별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다이크로익 필름은 보는 위치와 창을 통과하는 빛에 따라 색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색은 없습니다. 따뜻한 색감(blaze)과 차가운 색감(chill), 두 종류만 있을 뿐이죠. 덕분에 다이크로익 필름으로 연출한 공간은 고정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늘 새로운 모습으로 창의성과 신선함을 선사해줍니다.
다이크로익 필름은 3M 고유의 다중박막기술로 만들어진 윈도우 시트지입니다. 다중박막기술은 얇은 필름을 여러 겹 접착하며 필름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과하는 3M 만의 특별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다이크로익 필름은 보는 위치와 창을 통과하는 빛에 따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이크로익 필름은 시공법도 매우 간편한데요. 필름을 떼어내서 원하는 곳에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간단하게는 내 방 창문에 붙여 햇빛이 드는 나른한 주말 아침에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고, 혹은 내 가게 쇼윈도에 붙여 한층 돋보이는 외관을 연출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전세계의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하여 다이크로익 필름이 어떻게 적용되고 우리들에게 새로운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 위크>에서 소니 전시관은 3M 글로벌 디자인팀과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아주 특별한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수직으로 높이 솟은 첨탑을 세우고 그 안에 다이크로익 필름으로 만든 수백 마리의 나비를 달아 놓은 것입니다. 첨탑 꼭대기에는 거울 역할을 하는 3M 피사라 필름을 설치해 탑 안에 매달려있는 다이크로익 필름 나비가 빛날 수 있도록 연출하였습니다. 설치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수백 마리의 무지갯빛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3M은 이 작품을 통해 심미적인 연출 외에도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이크로익 필름을 건물 유리창에 시공하면 빛을 반사하여 자외선을 차단해줍니다. 이로 인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냉방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이크로익 필름은 예술작품의 소재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매력적인 소재인 만큼 예술작품에 활용되어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되기도 하죠. 경남도립미술관에 설치된 리플 파빌리온이 그 좋은 예입니다. 리플 파빌리온은 수천 개의 아크릴 큐브에 다이크로익 필름을 부착하여 빛을 반사하여 자외선을 차단해줍니다. 이로 인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냉방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야외마당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상시 다른 빛으로 변하는 큐브의 물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람객이 직접 파빌리온 픽셀들을 만져보며 작가가 의도한 생생한 색의 ‘파동’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다이크로익 필름은 오래된 공간에 새롭게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해내고 있습니다. 바로 충남 서천의 장항도시탐험역인데요. 이곳은 장항역이 폐쇄된 이후 침체된 서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유리로 된 외벽에 기하학적인 패턴의 다이크로익 필름을 붙여 시시각각 역 내에 기존과는 다른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현재는 다목적공연장, 지역 예술가 작업공간, 실내놀이터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 사례는 '2019년 지역 정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필름 한 장으로 가져온 이 모든 결과가 놀랍지 않나요?
다이크로익 필름은 어린이 미술관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헬로우뮤지움은 사방이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다이크로익 필름이 제 역할을 발휘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죠. 미술관의 벽에는 빛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하는 다이크로익 필름이 시공되어 있습니다. 헬로우뮤지움은 일반 미술관과 달리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전시하고 있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전시회, 미술관, 기차역… 다이크로익 필름으로 새롭게 연출할 수 있는 공간에는 제약이 없습니다. 필름이 통과할 수 있는 빛만 있다면 말이죠. 마지막으로 많은 분께 익숙한 쇼핑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이크로익 필름 작품을 소개해 드립니다.
작품이 설치된 곳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별마당 도서관입니다. 지하 1층 쇼핑몰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데, 도서관 자리만 천정이 뻥 뚫려 있어 1층까지 올려다볼 수 있도록 탁 트여 있습니다. 이곳에 도서관 개관 2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공모전에서 수상한 ‘책의 성전’이라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투명한 아크릴에 다이크로익 필름을 부착하여 제작된 설치 작품인데, 천정에서 떨어지는 빛이 다이크로익 필름을 통과하며 형형색색 다른 색으로 변신합니다.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에게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해주면서 말이죠.
이처럼 다이크로익 필름은 우리 주변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 다이크로익 필름이 설치된 미술관, 쇼핑몰을 방문해 색다른 느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